영동시장 근처에서 배부르게 저녁식사와 반주를 했다. 배가 부른 상황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음식점이어서 어디를 들어갈 수 없었는데 저 멀리서 위스키가 흘러나오는 게 보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커피전문점을 제외하면 배부른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장소가 영동시장에서는 없다. 장생건강원이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였고 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동시장 입구는 먹자골목에서 갑자기 시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강남 한복판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이 난다. 젊은이들이 가득한 곳에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과 가끔 보이는 아이들이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내지만, 늦은 시간의 방문이라 문닫은 가게들이 많았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이곳은 염소달이는 냄새가 풍길 것만 같은 이미지이다. 안을 들여다 보고 술표시를 알아채야 한다. 다른 유명한 바들처럼 건강원이라는 위장막을 덮고 있는데 애주가들은 지진의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이 스즈메의 눈에만 보이는 것처럼 애주가들은 저곳이 영동시장에서 마무리할 곳이라고 느낄 것이다.
전통시장과의 공생을 하기 위하여 만든 컨셉이니 만큼 시장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바에는 각종 상장들과 위스키들이 많은데 다양하기보다는 인기 있는 술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편이다. 밤을 즐겁게 같이 보낼 수 있는 밝은 바텐더 분들이 함께 하고 있어 바에 앉으면 즐겁다.
장소는 어둡지만 메뉴판에 조명이 있어 잘 볼 수 있다. 일단 처음 왔으니 시그니쳐 칵테일을 시켜보기로 했는데 4개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최근 목도 안 좋고 느끼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도라지 크림을 선택했다.
건강원 컨셉으로 만들어서 인삼, 도라지, 두부된장, 초근목피, 깻잎, 허브(사워 스타일) 등 다른 바와는 달리 뭔가 토속적이고 매우 구수해 보인다. 술과 두부된장찌는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은 독보적인 곳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원래는 바에 가면 궁금했던 위스키 위주로 먹게 되는데 이날은 칵테일만 먹게 되었다.
칵테일의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날은 달고 신맛이 나면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추천받았다. 오른쪽 칵테일은 진하고 달짝지근한 크림이 위에 있어서 빨대로 맛있게 먹었다.
대표님이 코로나기간동안 짧은 영업시간으로 인해서 고마운 고객분들에게 제공하셨다는 고구마, 피자 등의 붕어빵이다. 배가 너무 부른 상태였지만 고구마크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건 배가 부른 상태였다는 정도였다.
배부른 상황에서 선택한 논현동 먹자골목의 최고 선택지였다.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마스터 바텐더 분의 설명도 잘하셔서 이곳에서 이 부근에서 식사를 할 경우, 2차로 필수로 가야할 곳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p.s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영화를 보고 작성한 것이라 제목에서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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